아테네올림픽경기장에 '태권!' 구호가 울려퍼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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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기사 '한 청년 덕에 루마니아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습니다'(링크)에서 이어집니다.

우리 부자는 러시아에서부터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유라시아를 횡단한 후 다시 러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를 지나오며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다시 돌아가기엔 아들과 나 모두에게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중간에 한국으로 차를 보내고 우리는 비행기로 남은 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그렇게 결정한 자동차 여행의 종점이 바로 그리스의 아테네였다. 차량 탁송을 맡길 국내 업체를 찾아, 한 달 전쯤 아테네에서 보내기로 예약을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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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가리아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자동차 여행지인 그리스로 들어왔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그리스에도 아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다. 지중해하면 떠오르는 하얗게 눈부신 건물을 볼 수 있는 '산토리니'도 있고, 더 남쪽에 있는 섬 '크레타'와 '코린토스 운하'도 보고 싶었지만, 아테네에서 차량을 맡기기로 한 날짜가 다가와 아테네에 가기 전 딱 한 곳만 들렀다 가기로 했다.
 
어렵게 선택한 도시는 칼람바카(Kalambaka)였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칼람바카'라는 도시 이름보다는 '메테오라'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곳이다. 칼람바카에 도착하니 수도원이 있는 바위산은 생각보다도 훨씬 크고 웅장했다. 서둘러 짐을 풀고 큰 바위산 아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태풍아, 여기는 양고기가 유명하대, 우리 양고기 먹자."
"양고기? 아빠, 맛있겠다."
  
먹자마자 미간 찌푸려진 양고기,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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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와 전통 소시지 요리를 주문했고, 식당 측은 곧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양고기는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고 그냥 불에 구운 요리였다. 접시에 담긴 모습도 별로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딱 한입 고기를 뜯고는 바로 미간을 찌푸릴 정도의 충격과 함께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너무 맛있어서다.
 
"태풍아! 이거 먹어봐. 진짜 맛있어. 인생 양고기다."
"진짜? 우아~ 아빠 진짜네. 양고기가 왜 이렇게 맛있어?"
 
칼람바카에서 먹은 양고기는 생긴 건 정말 평범한 양고기구이 같았지만, 맛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고기의 굽기가 질기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식감과 적당한 소금간 등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지금껏 여행하며 먹은 맛 중에 최고로 꼽힐 맛이었다.

다음 날 아침, 아들과 칼람바카 시내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포장한 뒤 수도원을 보러 갔다. '메테오라(Meteora)'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라는 뜻으로 이곳엔 높은 바위산 꼭대기에 700여 년 전에 지어진 수도원이 있다. 이 수도원을 보기 위해서는 산 꼭대기로 가야 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며 보는 풍경은 정말이지 여기가 지구가 아닌 것 같았다.
 
아들이 멀미할까 싶어 잠깐씩 주차하고 차 밖에서 시원한 공기를 쐬는 동안, 나는 경치를 구경했다. 산 중간에서 보는 풍경과 경치도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구경하다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아들과 수도원을 잘 볼 수 있는 바위 꼭대기 전망대로 걸어갔다.

"아빠, 나 고소공포증 있어, 여기 좀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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