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에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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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떠나 이제 나폴리로 향한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지는 기차를 탔다. 이탈리아 기차는 트랜이탈리아와 이딸로가 있는데 두 회사에 큰 차이가 없어 보여 이딸로로 예약했다. 

여행을 준비할 때 나는 여행정보가 담긴 책자 뿐만 아니라 여행 블로그들을 읽어 보며 요즘 상황을 파악하는데 로마나 나폴리는 소매치기가 많아서 기차에서 여행가방마저 잃어버리기도 한단다. 그래서 짐칸이 보이는 좌석을 지정해 예매했다.

이탈리아 기차는 시간대 별로 가격이 다르고 같은 기차라도 좌석 배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데 로마에서 나폴리까지는 1시간 20여 분, 긴 시간이 아니어서 가장 싼 좌석을 예약했다. 타 본 결과는 쾌적하고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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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0분, 예약해 놓은 에어비앤비 숙소로 가는 길인데 불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중앙역 근처는 지저분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블로그들을 봐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는데 가리발디 광장에 덩치 크고 나이 먹은 한 남자가 보인다. 취해서 멍한 상태로 앉아 있는 그의 주변은 젖어 있고 지린내가 난다. 옷을 입은 채로 지렸는지 바지가 젖어 있다.

나폴리에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그 남자의 모습이 너무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대낮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광장에서 주변이 흥건해지도록 소변을 지린 채로 앉아 있는 그는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지금도 그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불편한 광경 저편에 숨어 있는 개인의 경험과 그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오래된 돌길 위에서 어렵게 가방을 끌며 숙소 앞에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호스트를 만났다. 호스트는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남자였다. 그는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를 배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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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가 처음인 우리를 위해 맛집을 소개해 주고 여행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의 친절과 배려, 시원스러운 제스처와 호탕한 목소리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호스트의 조언대로 숙소 건너편에 맛집이 있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평범해 보이는 동네 식당의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는데 여행자라곤 우리밖에 없어 보였다. 말 그대로 동네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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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의 원조 도시답게 화덕에서 갓 구운 마르게리따 피자는 쫄깃하고 모차렐라 치즈는 깊은 풍미를 가지고 있었다. 해물 파스타를 주문한 동생은 여태까지 먹어 본 파스타 중 제일이라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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